다섯번째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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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포도 / 이육사 



내 고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리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두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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