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면 한숨 쉬었다가요.
사람들에게 치여 상처받은 눈물 날 때,
그토록 원했던 일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사랑하던 이가 떠나갈 때,
우리 그냥 쉬었다 가요.
나를 진심으로 아껴주는 친구를 만나
그동안 가슴속에 담아두었던 말들,
서럽고 안타까웠던 이야기,
조근조근 다 해버리고
힘든 내 마음을 지탱하느라 애쓰는 내 몸을 위해
운동도 하고 찜질방도 가고
어렸을 때 좋아했던 떡볶이, 오뎅 다 사 먹어요.
평소에 잘 가지 않던 극장에도 가서
제일 웃긴 영화를 골라
미친 듯이 가장 큰 소리로 웃어도 보고
아름다운 음악,
내 마음을 이해해줄 것 같은 노래
재생하고 재생해서 듣고 또 들어봐요.
그래도 안 되면
병가 내고 며칠 훌쩍 여행을 떠나요.
경춘선을 타고 춘천으로 가도 좋고
땅끝마을의 아름다운 절 미황사를 가도 좋고
평소에 가고 싶었는데 못 가봤던 곳,
그런 곳으로 혼자 떠나요.
그런 시간들을 보낸 후
마지막으로 우리 기도해요.
종교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이렇게 힘들어하는 나를 위해
나를 좀 더 사랑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해요.
그리고
용서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해요.
그래야 내가 사니까,
그래야 또 내가 살아갈 수 있으니까
제발 용서하게 해달라고 아이처럼 조르세요.
힘들어하는 당신이
곧 나이기에
오늘도 그대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부족한 '나'라고 해도, 내가 나를 사랑해주세요.
이 세상 살면서 이렇게 열심히 분투하는 내가
때때로 가엽지 않은가요?
친구는 위로해주면서 나 자신에게는 왜 그렇게 함부로 대하는지.
내 가슴을 쓰다듬으면서 사랑한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세요.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을
지금 한번 노트에 쭉 적어보세요.
내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도 한번 쭉 적어보세요.
그리고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할 거다, 생각하시고
오늘 밤은 그냥 푹, 쉬세요.
내일 아침 눈을 떴을 때 나의 몸과 마음은
지금보다 훨씬 더 준비가 잘되어 있을 거예요. 진짜입니다.
한두 사람의 비평에 상처받아 쉽게 포기하지 마세요.
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쉽게 한 말에
너무 무게를 두어 아파하지도 말아요.
안티가 생긴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용기 내어 지금 가고 있는 길, 묵묵히 계속 가면 돼요.
내가 저지른 실수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지 마세요.
완벽하게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실수를 통해 삶이라는 학교가 우리에게 지금 가르쳐주는 것입니다.
감사하게 배우면 그만큼 더 성장합니다.
토닥토닥.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진중함이나,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고 즐기는 것입니다.
유머가 있을 때 삶이 풍성해지고 여유가 생겨요.
지금까지 우리는 너무 성실과 노력만을 따져왔습니다.
그러니 얼굴이 굳어 있고 마음이 항상 급한 것입니다.
유머는 닫혀 있던 마음을 열어줍니다.
유머는 잡고 있던 생각을 잠시 놓아줍니다.
활짝 웃는 순간, 무엇이라도 다 수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심지어 평소에 미워하던 사람도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유머는 삶의 필수 요소입니다.
즐거우면, 마음은 자연스럽게 열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경직된 분위기나 기분이 나쁠 때는
아무리 좋은 것을 가르쳐주어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마음의 잔잔한 즐거움이 없으면
일도 공부도 수행도 진보가 한참 늦습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_혜민] p15~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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