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번째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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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시 모음


사월의 봄날_정진기


사월의 봄날은


산수유 향보다

달콤하다


하얀 목련만큼

깨끗하다


개나리꽃보다

눈부시다


산 구석 응달도

가리지 않고

길일을 택하여

어느새 와있다





사월 초하루_정재영


일 년 내내

마우절로 보냈던


아무것이나 내미는

히드라의 얼굴에 씌운

가면의 웃음.


하루만은

거짓이 진실이라고


오늘만은

모두가 그랬었다고

통회하는 축제.





그대 사월(四月)에게_박희진


쌍계싸에 가거든 쌍계별장 찾게나.

뜰 한가운데 동백나무엔 동백꽃이 볼 만하고,

사면이 유리로 된 멋진 찻집에서

여주인은 우선 손님에게 녹차를 대접하지.





사월의 꽃눈_조성심


해질 무렵 

정독도서관엔 

하얀 꽃눈이 내렸습니다. 


가까이 다가가자 

꽃들은 각기 다른 얼굴로 방글거렸습니다. 

다섯 개의 작은 홀잎들이 

서로를 받쳐 주며 

세상을 바꾸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어여쁜 것들이 

실바람에도 것들이 

실바람에도 견디지 못하고 

하르르 

몸을 던져 

잔디밭으로 흩어졌습니다. 


하늘을 보며 

저 꽃잎의 기운이 다할 때까지 

며칠만 더 

바람을 재워달라고 애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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