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번째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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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원님의 겨울시를 모아봤어요 :-D

 

 

<용혜원 겨울시 모음>

겨울 여행 / 용혜원

새벽 공기가 
코끝을 싸늘하게 만든다 

달리는 열차의 창밖으로 
바라보이는 들판은 
밤새 내린 서리에 감기가 들었는지 
내 몸까지 들썩거린다 

스쳐 지나가는 어느 마을 
어느 집 감나무 가지 끝에는 
감 하나 남아 오돌오돌 떨고 있다 

갑자기 함박눈이 
펑펑 쏟아져 내린다 

삶 속에 떠나는 여행 
한잔의 커피를 마시며 
홀로 느껴보는 즐거움이 
온몸을 적셔온다.

 

 

 

겨울 바다 / 용혜원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파도가 휘몰아쳐 와 

방파제를 깨물었다 놓았다 
거센 파도의 아픈 비명에 
시퍼렇게 멍든 
바다를 보고 있으면 
찬 바람이 매섭게 따귀를 때리고 
가슴 시리게 뚫고 지나간다 

갈매기들이 낯선 객을 
환영이라도 하듯이 
끼룩끼룩 소리를내며 
날개를 지으며 날고 있다 

앞에 보이는 섬은 
햇살이 끼어들 수 없는 
산비탈에 하얗게 눈이 쌓였다

춥다! 춥다! 외칠수록 
추운 선창가에서 
항구를 떠나는 배는 
시린 손짓 그리워 
점점 멀어져 간다

 

 

 

 

 

 

강 / 용혜원

강추위에 
꽁꽁 얼어붙었던 대지도 
따스한 봄 햇살의 
입 맞춤에 
스르르 녹아내리는지 

겨울 강도 
봄이 오는 길목으로 
흐르고 있다

 

 

 

겨울 아침 / 용혜원

하얀 눈이 소복히 내린 
겨울 아침에 
발자국 하나 없는 
눈 위를 걸으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하얀 눈 위에 선명하게 찍혀 있는 
내 발자국을 뒤돌아보면 
새로운 세계에 첫발을 딛고 서기라도 
한 것만 같아 기분이 명랑해진다 

하얀 눈을 두 손 가득히 모아 
꽁꽁 뭉쳐 힘껏 멀리 던져도 보고 
하얀 눈을 뭉쳐서 굴려 보면 
내 마음도 아이만 같아진다 

하얀눈이 내리면 
온 세상을 가득하게 덮은 
하얀 빛이 새삼스레 고마워진다

하얀 눈이 내리는 추운 겨울날은 
단팥이 들어 있는 뜨끈한 호빵을 
호호 불어가며 먹고 싶다

 

 

 

눈 덮인 겨울 산 / 용혜원 

한계령에서 바라보는 
눈 덮인 겨울 산 
그 설경을 눈으로 바라보지 않고서는 
백색의 눈이 연출하는 아름다움을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겹겹이 다가오는 
산과 산의 능선 
아름다운 능선 
아름다운 어우러짐 

하얀 눈과 소나무의 조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살아 숨 쉬는 한 폭의 그림 이다

한계령에서 바라본 겨울 산은 
능선과능선을 만들어내는 
선의 아름다운 극치이다 

산은 언제나 그렇듯이 
제자리를 지키고 앉아 
나를 반기고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마음은 산의 품에 
깊숙이 안겨버렸다

 

 

 

겨울 커피 / 용혜원 

온몸을 
움츠려도 떨리는 
한겨울 

언 손을 
커피 잔에 녹이며 
뜨거운 커피를 
한모금씩 마신다

따스해지는 몸 
편안해진다 

한겨울엔 
이 맛 때문에 
커피를 마신다

 

 

 

 

 

 

겨울 나무들 / 용혜원

무엇을 잘못한 것일까 
여름날 그 찬란한 햇살속에 
아름답기만하던 옷들을 
다 벗어버리고는 가지마다 
서로 외로움을 비비며 
추위에 떨고 있다 

아니다 아니다 벌써부터 
봄이 오는 걸 기다리고 
싶은 마음에 
모든손을 다 들고 
환영하기를 시작한 모양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커피 / 용혜원 

봄 커피 
봄 향기에 온 몸이 열정으로 끓어 오른다 
봄바람에 열린 마음을 어찌할 수가 없다 
꽃무늬가 새겨진 잔에 타 마시는 커피 
온몸에 온몸에 꽃들이 피어난다 
온몸에 온몸에 봄바람이 불어온다 

여름 커피 
땀을 뻘뻘 흘리다가 마시는 냉커피의 맛 
목줄기까지 시원하다 
뜨거운 태양 열기만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마시는 커피 
눈빛만 보아도 행복하다 
여름날 카페에선 더위를 뛰어넘어 
시원한 마음으로 사랑할 수 있다 
계절을 잊고 서로를 잊고 사랑할 수 있다

가을 커피 
노란은행잎이 떨어지는 
가을 도시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신다 
은행잎 하나 띄워 마시면 
이 가을을 마실 수 있을까 
하늘에서 푸른 물감이 
커피잔에 뚝 떨어져 고독에 물든 
마음의 색깔을 바꿀 수 있을까 
입술에 젖어오는 
쓴맛과 단맛 프림의 조화를 이루는 
그날의 커피는 가을색으로 물들었다 

겨울 커피 
온몸을 움츠려도 떨리는 
한겨울 언 손을 커피잔에 녹이며 
뜨거운 커피를 한 모금씩 마신다 
따스해지는 몸 편안해진다 
한겨울엔 이 맛 때문에 커피를 마신다

 

 

 

겨울비 / 용혜원 

추적추적 내리는 
겨울비가 
봄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아우성으로 내리는 
여름날의 소낙비와 다르게 
사랑하는 연인을 보내는 이처럼 
조용히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겨울비는 지금 
봄이 오는 길을 만들고 있나 봅니다 
긴 겨울이 떠나고 
짧은 봄이 오더라도 
꽃들이 활짝 피어나면 좋겠습니다 
봄이 오면 
그대 내 마음에 
또다시 그리움을 풀어 놓을 것입니다

 

 

 

겨울비 내리던 날 / 용혜원 

우산 속에서 우리는 
때아닌 겨울비로 
정겹다 

어둠이 내린 
겨울밤에 쏟아지는 비는 
검은색이다 

한없이 걷고만 싶었다 
아무 말 하지 않아도 
행복하다 

비 내리는 겨울밤 
그대만 곁에 있으면 
내 마음은분홍빛이다 

그대와 함께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우리의 사랑도 내리는 겨울비에 
촉촉히 젖어든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겨울 장마가 온다 해도 행복하겠지요.

 

 

 

한겨울에 마시는 커피 / 용혜원 

바람소리마저 쌀쌀한 
혹한의 겨울 
커피를 주문한다 

빨개진 귀끝 
찡한 코끝 
추위로 몸서리 친다 

테이블 위에 놓여진 
김 오르는 커피 잔을 
두 손으로 꼭 쥔다. 

따뜻한 감촉 
뜨거운 액체가 
몸속으로 들어간다.

한 잔의 커피에 
얼었던 
몸이 녹는다. 

겨울에 마시는 커피 
이 맛이다. 

이 순간도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싶다. 

지금 내 마음엔 
차가운 겨울 바람이 
씽씽 불고 있기 때문이다.

 

 

 

 

 

 

눈 덮인 겨울 들길을 가노라면 / 용혜원 

눈 덮인 겨울 들길을 
기차를 타고 가노라면 
눈안에 그리움이 가득하다 

눈이 내리면 
이렇듯 온 세상을 다 덮거늘 
그대는 왜 그리움으로만 
내가슴에 가득한가 

이 차가운 바람 불어 대는 겨울에 
눈이 온 땅에 내리듯 
그대 내 품에 가득하도록 
쏟아져 내려라 

눈 덮인 겨울 들길이 
찬사가 터지도록 아름답다 
사랑하는 사람아 
그대 내 품에 사랑으로 
쏟아져 내려라

그대 눈처럼 내게로 쏟아져 내리면 
얼마나 행복할까

 

 

 

이 가을이 지나 다시 겨울 / 용혜원 

떠나려는것을 알고 있습니다 
손끝에서 시린 바람이 불고 
눈빛엔 차가움이 가득합니다 

언제나 함께해주고 
사랑해줄 것만 같더니 
훌훌 떠나버리는 것입니까 

봄 여름의 그토록 달콤했던 사랑도 
귓가에서 가슴으로 스며들던 고백도 
모두가 연극입니까 

이 가을이 지나 겨울 
다시 고독함으로 홀로 남게하는 이는 
미운 사람입니다

떠나버리고 말면 나도 
내마음의 모든 것을 
지워버리고 말겠습니다

 

 

 

눈 위에 남긴 발자국 / 용혜원 

밤새 하얀 눈이 내려 
온 세상이 하얗다 
눈 덮인 새벽길에 
첫 발자국을 남기려니 
마음이 상쾌하고 즐겁다 
온통 하얀 세상을 보니 
내 마음에까지 눈이 내린 듯 하다 
눈을 밟으며 걷노라니 
노래가 절로 나온다 
행복은 늘 주변에 있다 
하얀 눈이 내리는 날이면 
하늘에서 복을 내려 주는 것만 같다 
오늘은 하얀 눈 위에 
첫 발자국을 만들며 
행복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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