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번째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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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66회에서는 마포 공덕동, 아현동이 소개되었어요.

한강과 길게 맞닿아 있어 예부터 서울로 들어오는 길목이자 수상교통의 요충지였던 마포.

세월이 흐르며 마포나루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여전히 마포는 서울을 찾는 수많은 발걸음이 지나가는 길목이자 서울 도심의 핵심 상권으로 손꼽히고 있지요.


작년인가?? 한.. 10년 만에 공덕동에 갔다가 정말 깜짝 놀랐더랬어요.

제가 중 2 때부터 20대까지 마포에서 살았었거든요.

제가 어렸을 때 공덕동 아현동 마포역 일대를 누비고 다닌지라 나름 추억에 젖어서 갔는데 와~~ 못 알아보게 바뀌었더라고요.

추억이 많은 곳이라 글이 길어질 것 같아서 1편, 2편으로 나눠서 포스팅하려고 해요.

그럼 김영철 씨 따라서 우리도 같이 구경해볼까요? (๑>ᴗ<๑)



마포대교를 걷는 김영철 씨.

저도 고딩 때 마포대교 자주 걸어 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한강변에서 조깅하는 시민을 만나 같이 운동하시는 김영철 씨 ₍₍ (ง ˙ω˙)ว ⁾⁾



한강을 따라 걷다가 뜻밖의 발견한 장소,  삼개포구.

삼개포구는 서해를 거쳐 서울로 들어오던 물화 집산의 포구라고 해요.

전국에서 올라온 물산이 마포나루를 거쳐 지게에 지고 머리에 이고 손에 들려서 한양 도성으로 들어갔을 겁니다.



(본 방송은 '코로나19 심각 단계' 이전에 촬영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반가운 동네~ 김영철 씨가 14살 때 뛰어놀던 곳이라고 하는데요, 바로 아현동입니다.



와~~ 아현동 가구단지가 아직도 있네요 ㅋㅋㅋㅋ

저기 보이는 종근당 건물~ 이 풍경은 제 기억 속에도 남아있지요 ^^



아현동을 걷던 김영철 씨는 추억의 장소를 만나게 됩니다. 50여 년 전 이 자리에 있던 경서 중학교에 다니셨대요.

아현중학교가 예전에는 경서중학교였군요!!

제 친구가 아현중학교 선생님이어서 저도 이 학교 두 번인가? 들어가 봤더랬죠 ㅋㅋㅋㅋ



학교는 다르지만 운동장과 건물은 그대로 있다고 합니다.

이거 보니까 중학교 고등학교 가보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아졌어요.

김영철 씨는 중학교 때 응원단장이셨다는데~ 역시 어릴 때부터 재주가 많으셨네요 (^-^)乃



오래된 동네에 숨겨진 특별한 이야기


<기생충 촬영지 돼지슈퍼>

전화 : 02-393-5806

시간 : 매일 08:30~24:30

교통편: 지하철 2호선, 5호선 

충정로역 6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추억의 지도를 따라 걸음을 옮겨보니 간판만 좀 화려해지고 아현동 골목은 예전과 그대로~

빠르게 변하는 도시에서 변하지 않아 더 사랑받는 곳, 아현동이 바로 그런 곳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이 슈퍼가 영화 기생충 촬영지로 유명해진 돼지슈퍼랍니다.







관광객 한 분이 돼지슈퍼 앞에서 셀카를 찍고 있는데 알고 보니 봉준호 감독과 사진촬영 중이라고 하네요 ㅋㅋㅋ



영화 촬영지를 찾아오는 기생충 투어로 요즘 이곳이 북적북적하답니다.

40년 넘게 이 자리를 지키던 동네 슈퍼가 갑자기 헐리우드를 버금가는 명소가 되었네요.

사장님도 이제 척하면 척~ 관광객들과 단체사진 촬영은 기본^^

사진사도 자청하시고 ㅋㅋㅋㅋㅋ



매일 오는 여행객들이 번거로울만 한데 항상 웃음으로 맞는 사장님.

귤을 챙겨주시는 사장님의 따뜻한 마음 덕분에 관광객들은 추억 하나를 선물 받았네요.

이런 게 평범한 일상에 작은 기적이 아닐까요? ꈍ◡ꈍ



<아나바다>

도시에 부는 재개발 바람은 이곳도 피할 수 없었나 보네요.



공사로 꽉 막힌 골목에 사람 냄새나는 풍경 하나.

담벼락에 붙어있는 넘치는 물건 여기에 두고 필요하신 분 가져가세요..라는 글귀와 그 아래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여러 물건들이 보입니다.



주인 어르신께 여쭤보니 나에겐 필요 없는 물건이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물건이 될 수 있다.. 그 작은 생각으로 시작을 하셨답니다.

‘아나바다’는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기’를 줄인 말이에요.
물건을 아끼고 나누고 바꾸고 다시 쓰면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자는 뜻이에요.


한때 전파사를 운영했던 어르신에게 쓸모없는 물건이란 없답니다.

고장 난 선풍기에 시계 부품을 달고 시침과 분침을 연결하면 멋진 시계가 되지요~

낡은 선풍기가 다시 태어나는 순간입니다.

정말 금손이신걸요??~~~



처음엔 관심이 없던 주민들도 물건을 나누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답니다.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게 익숙한 시대. 작은 물건 하나도 아껴 쓰고 나눠쓰는 마음이 참 고맙습니다.



담벼락 따라 늘어진 물건들을 보니 동네에 아직 남아있는 따뜻한 이웃의 마음을 느껴집니다.

혹시 넘치거나 필요한 물건이 있으신가요? 이곳으로 오시죠 :-)



도심 속 숨은 고수가 만드는 두부 젓국


<황금콩밭>

주소 : 서울 마포구 굴레방로1길 6 (아현동 275-2)

전화 : 02-313-2952

아현동 작은 언덕길을 따라 내려오니 시간이 멈춘 듯 오래된 골목이 나옵니다.



예사롭지 않은 간판이 눈에 띄는데요~ 이곳이 두부 젓국을 판매하는 황금콩밭입니다.



들어가 보니 꽤 오래된 집인데요, 사장님은 가마솥에서 음식 준비로 한창 바쁘십니다.



집안에 굴이 있네요!! 이 굴은 천연 냉장고 역할을 톡톡히 한답니다.



사장님이 직접 구해온 농산물인데요, 옛날 방식으로 삭힌대요.

전국의 좋은 농산물들을 이곳에 저장해두고 그때그때 손님상에 나갈 반찬을 만든답니다.

정성이 참 대단하신 걸요~~







"원래는 이곳에서 출판사를 했었습니다.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속을 버려서 원래는 음식을 잘 먹었는데 아무거나 못 먹게 돼버렸어요. 그러다가 할머니 할아버지 대에서 했던 음식의 전통을 이어받아 저도 먹고 손님과도 나눠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의 주메뉴는 두부. 소백산 자락에서 농약 없이 자란 콩을 곱게 갈아 두유로 만들어 주면 그다음에는 간수를 칩니다.

간수칠 때는 아직도 긴장한다는 사장님.. 간수를 잘못하면 하루를 버리는 거라네요.



간수의 농도에 따라 미세하게 두부의 맛이 달라지는데요. 비법은 적은 양의 간수를 재빨리 섞어주는 것이랍니다.

진하고 부드러운 두부 맛을 찾기 위해 오랜 연습이 필요했고, 지난 10년간 매일 동이 트기 전 일어나 두부를 만들었다니.. 그 노력이 대단하시네요.



두유를 끓일 때 물은 적게 넣어 농도를 진하게 하고 간수도 최소화해서 두부 속에 맛과 영양을 그대로 가둬두려고 하는 거랍니다.

저도 두부를 엄청 좋아하는지라 꼭 맛보고 싶네요^^



정성으로 빚은 두부에 새우젓과 채소를 우린 육수를 넣으면 두부 젓국이 완성됩니다.

요즘 보기드믄 음식인 것 같아요~



두부 젓국은 사장님에게도 어머니의 손맛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음식인가 봐요.

그만큼 정성을 다해서 만드실 거란 생각이 듭니다.



책을 만들던 사장님이 아궁이 앞에 서며 꼭 다짐한 것이 있다고 하세요.


"농사를 짓는 농부의 마음으로 음식을 만듭니다. 조금씩 조금씩 제가 찾는 맛에 다가간다는 것이 저에게는 즐거움이고 자유를 느끼게 합니다."



살구꽃이 많이 피던 동네, 옛날 목욕탕의 색다른 변신


<행화탕 카페>

주소 :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19길 12 (아현동 613-11)

전화 : 02-312-5540



오래된 집들이 늘어서 있는 골목길.

이런 골목길 걷는 거 너무너무 좋아욤 :)



어머나~ 저런 목욕탕 굴뚝은 언제 적 걸까요??

부모님들 나이가 지금 제 나이보다 더 어릴 때 있었던 목욕탕 같아요.



행화탕이라고 쓰여있는데요, 목욕탕 카페로도 불리는 행화탕 카페랍니다.



이 카페는 아현동에서 가장 오래된 목욕탕을 개조해 카페 겸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운영 중이랍니다.

벽돌도 옛날 목욕탕에 있던 것 그대로~



동네 사랑방이었던 목욕탕은 살구 '행' 꽃 '화' 살구꽃이 지천이었던 아현동의 옛 이름을 간직한 곳이었죠.

오랫동안 주민들의 사랑방이었던 곳인 만큼 주민들의 추억이 서려 있겠네요...







벽타일이 진짜 목욕탕 타일이네요 ㅋㅋㅋㅋ

선을 경계로 왼쪽은 여탕, 오른쪽은 남탕이었다네요.



쟁반이 목욕탕 바가지예요 ㅋㅋㅋㅋㅋ

재치 있는 사장님의 아이디어랍니다.



카페에 앉아 김영철 씨는 옛 추억을 떠올립니다.


"옛날에 아버지 손잡고 목욕탕에 가면 왜 이렇게 등을 세게 미셨는지 등껍질이 다 벗겨졌어요. 일 년에 몇 번만 오니까 깨끗이 씻겨주신다고 탕에 있는 물을 퍼다 뿌려가면서 머리도 감겨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전.. 이 프로 보면서 김영철 씨가 추억을 떠올리며 혼잣말하는 거 들으면 가슴에 너무 와닿더라고요.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은근히 감성을 마구 건드려주는 것 같아요.



"그리움은 이렇게 문득 찾아오곤 합니다.."



은보다 단단한 인생! 은수저를 만드는 父子


<대영공방> 은수저 공방

주소 : 서울 마포구 서교동 326-19

전화 : 02-323-5318


길을 걸으며 김영철 씨는 그동안 마포도 많이 변했다고 해요.

어렸을 때 살았던 동네에 가면 세월의 흐름을 확~ 느낄 수 있지욤,,,,



수저로 예쁘게 수저를 써놓은 집을 발견하고 김영철 씨가 들어가 봅니다.

천천히 걸으며 발견하는 재미~~~ 얼른 코로나가 지나가서 저도 그런 재미를 느끼며 걸어 다니고 싶어요.



지금은 나무 수저를 쓰고 있어서 이런 은수저를 본지 오래되었어요.

뭔가~ 예쁜 골동품 보는 느낌??



사장님은 이 일을 60년이나 하셨대요

아버지 따라서 11살에 강화에서 올라왔는데요, 집안이 어려워서 학교도 못 다니셨대요.

배가 고파서 은수저 공장에 들어가셨다니.. 정말 고생이 많으셨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매일 쓰는 숟가락인데 만드는 건 처음 봐요.

은을 녹여 틀을 만든 뒤 수천 번의 망치질을 거쳐야만 더 단단하고 빛나는 은수저가 된답니다.

기계로 하면 더 편하지 않냐고 여쭤보니 은은 직접 두드려서 만들어야 된다고 하십니다.

모질게 버텨온 세월이 사장님을 장인으로 만든 거겠죠?







아버지가 모양을 완성하면 다음은 아들 차례죠.

사포질로 매끈하게 다듬는 건 25년간 그의 몫이었답니다.

아버지의 옆자리를 지키는 아들이 있어서 아버지는 얼마나 든든하실까요~



그렇게 꼬박 3시간이 걸려 한 벌의 은수저를 만듭니다.

수저가 아니라 작품이네요~!!



아버지는 본인 마음에 안 드는 건 손님한테 내놓을 수 없다고 하신대요.

60년을 해왔지만 여전히 아버지만의 고집이 있습니다.

묵묵히 지켜온 아버지의 신념을 이제 아들이 이어가고 있습니다.



"고집스러운 부자간에는 이 묵직한 삶의 소리가 오래 남아주길 바랍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나머지 내용은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갈게요 :-D

(이미지 출처 :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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